KAC LONDON

런던 한인 성공회(KAC)

버림과 시작- 전요한(바울로)

Written by admin on 2013년 2월 27일

버림과 시작

방 정리를 꾸준히 하는 성격은 아닌지라 한 달에 한번 정도 대 대적인 청소나 정리를 하는 편입니다. 그마저도 이것이 과연 군대까 지 다녀온 대한민국 성인 남자의 방일까 심각한 고민이 필요한 상황 까지 이르러서야 실행하는 것이지만 말입니다. 그렇게 방 청소를 시작할 때면 가장 먼저 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은 잡동사니들을 분별하여 버리는 것입니다. 이때가 저에게 있어서는 가장 많은 시간을 쓰는 단계입니다.

‘과연 이것이 나에게 필요한 것인가?’ 하고 고민하는데 많은 시간이 들 기 때문입니다. 그렇게 생각하는 시간이 끝나고 버리기로 결정한 잡동사니들 을 보면 참 많은 것들이 있습니다. 어디선가 공짜로 받은 일간지, 한번 꼭 보 러 가리라 마음 먹었지만 이미 기간이 지난 공연팜플렛, 어느 펍이나 클럽에 서 결제한 영수증들.. 이런 것들을 모두 검은 비닐 백에 가득 넣고 버리고 나 면 무언가 홀가분한 기분이 들어 기분이 좋습니다. 그리고 무언가 다시 시작 하는 느낌에 흐트러진 마음을 다잡게 합니다.

언젠가 어떤 제목조차 기억나지 않는 에세이에서 봤던 구절이 떠오릅니다. ‘정리의 시작은 버림이다.’이것은 비단 방 정리나 책상정리 같은 일에 관련된 것만은 아닐 것입니 다. 우리가 살아가면서 느끼는 질투, 시기, 미움 같은 수많은 마이너스적 감정 들 또한 새로운 시작을 위해 버려야 할 것들 이겠지요. 어느 한 감정 안에 묶 여있다면 결코 개운한 시작을 할 수 없을 테니까요. 물론 우리는 인간인지라 한 순간에 잡동사니 버리듯 감정들을 덜어내지는 못합니다. 하지만 천천히 시 간을 두고 비워감을 시도해갑시다. 너무 애쓰지 말고요.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비 온 다음날 화창하게 개인 하늘과 상쾌한 공기를 느끼며길을 걷는 듯한 개운함을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.

전요한(바울로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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